車원격제어 ‘한계 모르는 진화

집에서 시동거는 ‘홈투카’기본
車서 집조명 끄는 ‘카투홈’까지
앱·IoT 활용 ‘커넥티드 카’로
미래車 ‘원격제어 기술’ 전쟁

모바일 기반 전기車 성능조절
현대·기아차, 세계 첫 개발도

무선통신 기술 발달과 함께 자동차와 통신할 수 있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자동차를 원격 제어하는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라디오 주파수(RF) 통신 방식을 활용하는 리모트 키(Remote Key)부터 스마트폰 앱을 통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서비스, 사물인터넷(IoT)과 연동된 카투홈(차 안에서 집 안 가전기기 제어) 및 홈투카(집 안에서 자동차 제어) 기술들이 이미 양산 차에 적용되고 있다. 향후 순수 전기차나 수소 전기차로의 전환, 완전자율주행차 등장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원격 제어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  K7 프리미어에 탑재된 카투홈 기능을 이용하면 차 안에서 사물인터넷에 연결된 가전기기를 켜고 끌 수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자동차 ‘안심 보조’= 대형 쇼핑몰 등 넓은 주차장에서 차 문을 제대로 잠갔는지, 창문을 열어둔 채 내리진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면 앱으로 확인하는 것은 물론, 원격으로 문과 창문을 닫을 수도 있다.

가족이 차 키를 소지하지 않은 채 물건을 가지러 갔다면 원격 제어로 문을 열어줄 수도 있다. 문 잠금장치를 원격으로 해제한 뒤 30초간 실제 문이 열리지 않으면 다시 자동으로 잠기므로, 열림 상태 방치에 의한 도난 위험도 방지할 수 있다. 또 차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도난 방지 장치가 작동해도 경보음을 들을 수 없는데, 커넥티드 카 서비스에 가입했다면 문자 메시지로 경보를 받을 수 있다.

◇원격 시동·공조·내비게이션 = 불볕더위나 맹추위 속 야외에 장시간 주차돼 있던 차에 타는 것은 고역이다. 하지만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이용하면 스마트폰 앱으로 미리 시동을 걸고 실내온도를 쾌적하게 맞출 수 있다. 에어컨·히터 작동은 물론 통풍 시트나 열선 시트, 운전대 열선까지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원격으로 시동을 걸었다고 자동차 도난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키를 소지하지 않은 사람이 문을 열고 차에 타면 시동이 꺼진다.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원격으로 시동을 걸 수도 있다. 특히 홈투카 기능이 탑재된 차라면 집 안에서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 시동을 걸고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출시한 투싼 부분변경 모델을 시작으로 홈투카 기능 적용 차종을 늘리고 있다.

차에 타고 나서 내비게이션 경로를 설정하다 보면 출발 시각이 지체되기 마련이다. 이럴 때 스마트폰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 앱을 통해 목적지를 미리 전송하면 편리하다. 앱에서 목적지를 검색하고 경로를 선택해 전송한 뒤, 차에 타고 시동을 걸어 내비게이션에 전송된 목적지 경로를 바로 설정할 수 있다.

▲  현대차 커넥티드 카 서비스 ‘블루링크’를 통하면 스마트폰에서 내비게이션 경로를 쏘나타로 전송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카투홈 = 기아차는 지난 9월 출시된 K7 프리미어에 카투홈 서비스를 최초 적용했다. IoT 서비스에 연결된 조명, 에어컨, 가스 밸브, 보일러, 공기청정기 등 가전기기를 운전 중에 제어할 수 있다.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모니터의 카투홈 메뉴에서 IoT 연동 가전기기를 등록하고 제어할 수도 있으며, 운전대에 달린 음성인식 버튼을 누른 뒤 “카투홈, 가스 차단기 잠가줘” “카투홈, 에어컨 켜줘” 등 명령을 하면 집에 있는 가스 밸브가 잠기고, 에어컨이 작동한다.

기기별 제어 외에 일괄 제어 기능도 있다. ‘외출 모드’와 ‘귀가 모드’다. 예를 들어 귀가 모드를 전등 켜짐, TV 켜짐, 에어컨 온도 24도 등으로 설정해놓고 퇴근길에 음성으로 “카투홈, 귀가 모드로 해줘”라고 명령하면 설정한 기기를 한꺼번에 작동할 수 있다. 또 집 안 IoT 기기들의 작동상태를 AVN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안방 전등을 껐던가’ ‘가스레인지를 켜놓고 나온 건 아닌지’ 같은 걱정도 옛날 일이 된다.

◇원격 주차 = 좁은 골목길에서 담벼락 아래 차와 차 사이에 일렬로 주차하기란 까다로운 과제다. 주차장에 주차는 잘했는데, 양옆 차들이 바짝 붙어 있어 문을 열지 못하는 황당한 일도 생길 수 있다.

현대차의 수소 전기차 넥쏘에는 운전자가 차에 타지 않은 상태로도 주차할 수 있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Remote Smart Parking Assist)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주차장에 진입해 RSPA 버튼을 누르면 자동차가 스스로 주차 가능 공간을 찾는다. 공간 탐색이 끝나면 직각 주차와 평행 주차 중 가능한 형태와 위치를 선택할 수 있다. 안내에 따라 변속기를 P(주차)에 놓고 차에서 내린 뒤, 스마트키의 전진 또는 후진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원격 주차가 시행된다.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대 조작, 기어 변경, 가속과 제동까지 조절한다. 초음파 센서로 장애물 위치를 파악하기에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다.

주차뿐 아니라 출차도 된다. 원격 시동을 건 후 스마트키의 전진 또는 후진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자동차가 스스로 주차공간에서 빠져나온다. 현대차 신형 쏘나타에는 넥쏘처럼 자동 조향까지는 못하지만 스마트키를 이용해 직선으로 차를 전·후진시킬 수 있는 제한된 RSPA 기능이 탑재됐다.

◇전기차 성능 원격 튜닝 = 현대·기아차는 지난 4월 스마트폰으로 전기차의 성능과 효율성 등을 운전자 취향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모바일 기반 전기차 튠업(Tune-Up)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전기차의 △모터 최대토크 △발진 가속감 △감속감 △회생 제동량 △최고속도 제한 △응답성 △냉·난방 에너지 등 총 7가지 차량 성능을 일정 범위에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기존에는 에코, 노멀, 스포츠 등 주행 모드에 따라 자동차 모든 성능이 일괄 변경됐지만, 이 기술은 7개 항목을 각각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또 목적지 설정 후 방전 걱정 없이 도착할 수 있도록 남은 거리와 전력량을 계산, 전비(電比)에 최적화된 상태로 자동차 성능을 자동 조정할 수도 있다.

특히, 본격적으로 차량 공유 시대가 왔을 때 전기차에 이 기술이 적용되면 차종이 달라도 운전자가 가장 익숙한 설정을 서버에서 내려받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사용자들이 서버를 통해 차량 설정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해킹 등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다. 블록생성 방식으로 암호화하고 분산 데이터 저장환경에 저장하기 때문에 해킹을 통한 임의 조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현대·기아차는 밝혔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